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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성장을 위한 경영학의 조직관리론에 대하여

  • 2025. 4. 18.

    by. Seize.

    목차

      ◆ 성과주의 제도의 확산과 그 이면의 과제

      성과주의(performance-based system)는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에서 핵심 운영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는 단순한 원칙은 공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 설계의 이상적 모델로 간주된다. 이는 특히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 구성원의 노력과 결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차별화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단기적 성과와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큰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성과주의 제도가 항상 바람직한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성과 중심 제도가 조직에 도입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의 장기적 동기 저하와 정서적 탈진, 협업 붕괴, 조직문화의 왜곡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성과주의가 단기적인 추진력은 뛰어나지만,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와 조직에 대한 정체성, 장기적 몰입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못했을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정량적 지표에 치우친 평가 시스템이나 보상의 불균형은 구성원의 불만을 유발하며, 오히려 이직률을 높이고 조직 신뢰를 해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성과주의는 본래 공정성과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설계되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이 구성원의 ‘지속 가능한 동기’를 배려하지 않을 경우, 제도 자체가 역설적으로 동기를 훼손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은 성과주의의 이면에 내재한 심리적, 구조적 문제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성과주의 제도가 조직 내 장기 동기부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 외재적 보상 중심 구조가 유발하는 동기의 왜곡

      성과주의는 기본적으로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에 기반한 구조다. 즉, 업무 수행 자체보다는 그 결과로 주어지는 보상(인센티브, 승진, 인정 등)이 구성원의 행동을 유도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와 같은 외재적 보상은 단기적으로는 행동을 자극하고 빠른 반응을 유도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약화시키는 역효과를 유발한다.

      사람은 본래 성장, 자율성, 유의미성 같은 내적인 가치를 통해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성과주의 제도 하에서는 업무의 즐거움이나 사회적 기여보다, 성과 수치와 그에 따른 보상 획득이 우선적 목표로 설정된다. 이로 인해 구성원은 점차 ‘보상이 없는 일’에는 의미를 두지 않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업무 자체에 대한 열정이 감소하게 된다. 특히 창의적 문제 해결이나 비계량적 기여(예: 동료 지원, 아이디어 제안 등)는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 행동은 조직 내에서 점점 사라진다.

      더불어, 성과 기준이 불투명하거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으면, 구성원은 정량 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에 몰두하게 되고, 본래의 업무 목적이나 가치 실현보다는 ‘성과를 만드는 방법’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업무의 방향성과 질을 왜곡시키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전략적 일관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보상을 위한 행위가 내재화되면, 장기적 관점의 성장과 혁신은 점점 어려워진다.

       

      ◆ 성과 경쟁이 불러오는 조직문화의 긴장과 협업 약화

      성과주의는 경쟁을 유도한다. 일정 수준의 경쟁은 구성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무기력한 분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성과 중심의 경쟁이 조직 전체에 고착되면, 구성원 간 신뢰, 협력, 공유라는 조직문화의 핵심 기반이 약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개인 평가 중심의 성과주의는 구성원을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게 만들며, 공동의 목표보다는 개인의 성과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강화시킨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정보 공유와 상호 지원이 줄어들고, **지식 은닉(knowledge hiding)**과 역할 고립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구성원은 자신만의 성과를 보호하기 위해 비협조적 태도를 취하게 되고, 협업은 형식적 수준에 머물게 된다. 팀워크를 강조해야 하는 업무일수록 이러한 개인주의적 태도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키며, 갈등과 소통 단절을 유발한다.

      게다가 성과주의 문화는 실패에 대한 낙인 효과를 강화시킨다. 성과를 내지 못한 구성원은 무능력하다는 인식 아래 평가 절하되고, 이는 심리적 위축과 방어적 태도를 유발한다. 구성원은 새로운 도전을 회피하고, 위험 회피적 행동을 택하게 되며, 조직 전체는 보수적 의사결정과 혁신 기피 환경으로 전환된다. 이처럼 성과주의는 개인의 책임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도구이자, 동시에 심리적 위협 구조로 작용할 수 있다.

       

      ◆ 지속 가능한 동기부여를 위한 성과관리 제도 설계 전략

      성과주의 제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과 장기 몰입을 고려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성과와 성장의 균형을 설계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 성장 가능성, 과정 중심 기여, 관계적 행동(예: 팀워크, 문제 공유, 학습 참여 등)도 평가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구성원이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느끼게 하며, 내재적 동기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성과 지표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모든 업무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직무 특성, 개인 역량,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다면적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지표는 구성원과의 협의를 통해 명확히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평가에 대한 불신과 불확실성을 줄이고, 구성원의 심리적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비계량적 성과에 대한 인정 구조 마련도 중요하다. 수치화할 수 없는 노력과 기여—예를 들어, 조직 분위기 개선, 멘토링, 조직 외부에서의 평판 기여 등—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구성원은 자신이 조직에 다면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 소속감과 몰입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성과 평가를 단지 ‘결과 발표’가 아니라, 성장 피드백과 연결된 학습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성과 결과에 대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해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공유하는 과정은, 피평가자에게 책임감보다는 성장의 주도권을 부여하게 된다. 이런 리더십은 단기적 성과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동기와 조직 신뢰를 함께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