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소중하게

전 세계에 있는 소수민족을 소개 합니다

  • 2025. 8. 4.

    by. Seize.

    목차

      1. 인공지능은 누구의 언어를 배우고 있는가?

      인공지능(AI)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데이터와 언어를 학습해 작동한다. 그러나 이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화는 종종 AI 학습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있다. 대부분의 AI 언어 모델은 데이터의 양과 접근 가능성에 따라 주류 언어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그 결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사용 인구가 많은 언어는 빠르게 정교화되는 반면, 수많은 소수민족 언어는 **AI에게 ‘보이지 않는 언어’**로 남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기술 발전의 편향이라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 역사, 지식 체계가 담긴 고유한 문화 자산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이 자산들을 ‘학습 불가능한 데이터’로 간주하고 제외한다면, 이는 곧 문화적 침묵을 의미하며, 기술을 통한 지식의 비대칭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음성 인식 시스템이나 자동 번역 도구가 소수민족 언어를 지원하지 않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의 존재가 **기술 시스템 내에서 ‘불가능한 대상’**으로 간주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들이 AI 기술을 국가나 기업 단위로 수출할 때, 그 기술이 적용될 지역의 언어·문화 다양성에 대한 고려 없이 통일된 알고리즘을 강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술이 글로벌 단위에서 표준화된 문화 인식을 주입하는 도구로 전락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소수민족은 자신의 정체성과 표현 방식을 기술 환경 속에서 투명하게 지워진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2. 알고리즘은 차별을 학습한다

      AI는 중립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과거의 편향과 차별, 배제를 반영하고 재생산하는 도구일 수 있다. 이는 소수민족에게 매우 위험한 현실이다. 예를 들어, 얼굴 인식 알고리즘이 백인 남성에게는 높은 정확도를 보이지만, 흑인 여성이나 소수민족 얼굴 인식률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AI가 학습한 데이터셋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는지를 드러내며, 그 피해는 감시, 감별, 법 집행, 고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차별로 이어진다.

      또한 검색 엔진이나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민족 그룹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소수민족과 관련된 검색어 입력 시 범죄, 빈곤, 폭력과 연계된 콘텐츠가 상위에 노출된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러한 이미지를 학습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문화 알고리즘의 왜곡’**이며, AI가 정보 선택과 정렬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 강력한 필터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알고리즘의 설계 과정에 소수민족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셋 수집 단계에서부터 어떤 언어, 어떤 얼굴, 어떤 문화가 포함되고 배제되는지 결정하는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 결과 AI는 지배적인 시각을 강화하고, 주변화된 공동체를 더욱 주변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는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문화적 지배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수민족과 인공지능 시대

       

      3. 디지털 소외와 소수민족의 정보 권리

      AI 기술의 확산은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디지털 접근성과 정보 주권의 문제로 연결된다. 전 세계 수많은 소수민족 공동체는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모국어로 된 디지털 자료가 부족해 AI 기술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이는 단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와 지식을 디지털 환경에 존재시키지 못한다는 의미다. 즉, 디지털 영역에서의 실존 자체가 무효화되는 것이다.

      특히 AI 기반 공공서비스가 확대되는 사회에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이 배가된다. 번역 시스템, 병원 예약, 정부 서류 처리 등 모든 과정이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동화되면, 소수민족이 제대로 이해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언어로 된 서비스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해진다. 이는 디지털 격차를 넘어 정치적·경제적 권리의 제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정보는 곧 권력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기술에 대한 기술 문해력(digital literacy)의 격차 또한 소수민족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 예를 들어, AI가 자신들의 언어를 학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번역 도구를 사용하면, 중요한 법적, 의료적, 행정적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 있고, 이는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지 기술을 보급하는 차원이 아닌, 디지털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을 제공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4. 소수민족을 위한 포용적 AI 설계를 향해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에 있어 다문화적 감수성과 소수민족의 참여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AI 개발자, 정책 입안자, 데이터 과학자, 언어학자, 지역 공동체가 함께 협력하여, 포용적 데이터셋과 알고리즘 설계를 위한 공공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수민족 언어를 AI 음성 인식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한 프로젝트, 전통적 표현 방식이 왜곡되지 않도록 콘텐츠 필터링 알고리즘을 조정하는 과정 등이 필요하다.

      국제기구와 정부, 그리고 글로벌 IT 기업은 AI 개발 윤리 기준에 문화 다양성과 인권의 원칙을 포함시켜야 한다. 단순히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서, 누구의 언어가 인정받고, 누구의 얼굴이 식별되며, 누구의 이야기가 기록되는가에 대한 민감한 물음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특히 **AI 기술이 도입되는 공공 부문에서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적 영향 평가(algorithmic impact assessment)**를 의무화하는 법제화가 중요하다.

      더불어, 소수민족 공동체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디지털화하려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점차 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자국어 위키를 번역하거나, 전통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유튜브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는 매우 고무적이다. 기술은 본래 중립적일 수 없지만, 사람의 의지와 협력에 따라 더욱 정의롭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