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소중하게

전 세계에 있는 소수민족을 소개 합니다

  • 2025. 8. 10.

    by. Seize.

    목차

      1. 인공지능 시대, 보이지 않는 차별의 그림자

      인공지능(AI)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검색 엔진, 번역 서비스, 안면 인식 시스템, 채용 평가 도구, 의료 진단 알고리즘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는 의사결정을 보조하거나 직접 수행하는 중요한 주체가 되었다. 그러나 AI의 의사결정 과정이 반드시 공정하거나 중립적이지 않다는 점이 점점 더 많은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편견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힌다.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제공한 데이터와 설계에 기반해 작동한다. 이 데이터 속에 과거의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구조가 녹아 있다면, AI는 이를 그대로 재생산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권 중심의 대규모 언어 데이터에 기반한 번역 AI는 소수민족 언어를 무시하거나 부정확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특정 지역에서 수집된 얼굴 이미지로 학습한 안면 인식 시스템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이나 전통 복장을 착용한 소수민족 인물을 인식하는 데 실패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 편향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을 강화한다. 잘못된 얼굴 인식으로 무고한 소수민족이 범죄 용의자로 오인되거나, 번역 오류로 인해 국제 무역이나 외교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AI가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시대에, 데이터 속 숨은 편견은 곧 제도화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소수민족과 인공지능

       

      2. 데이터 편향과 소수민족의 배제

      AI가 작동하는 핵심은 ‘데이터’다. 하지만 데이터의 양과 질은 지역과 집단에 따라 크게 다르다. 대다수 AI 시스템은 인터넷에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하는데, 이는 주로 다수민족 중심의 언어, 문화, 생활 양식이 반영되어 있다. 반면,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화, 역사 자료는 온라인상에 상대적으로 적게 존재하거나, 디지털화되지 않아 AI 학습 과정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번역 AI의 언어 지원 목록을 보면,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언어는 수십 개 이상 지원하지만,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소수민족 언어는 전혀 포함되지 않거나 품질이 매우 낮다. 이는 해당 언어 사용자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의사소통과 정보 접근에서 불이익을 겪게 만든다. 단순히 번역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사회의 시민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지의 문제다.

      또한 데이터 편향은 소수민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위험도 크다. 이미지 검색 알고리즘에서 특정 민족 이름을 검색했을 때 빈곤, 갈등, 전통 복장만을 부각하는 사진이 주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AI가 기존의 미디어 편향을 그대로 학습한 결과다. 이러한 이미지 재현 방식은 소수민족을 시대에 뒤처진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사회적 낙인을 강화한다.

      결국 데이터 편향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문화적·정치적 불평등을 기술이라는 옷을 입혀 재생산하는 과정이다. 이를 해소하려면 AI 개발 초기부터 데이터 다양성 확보와 포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3. 기술 발전과 인권 보호의 균형

      소수민족과 관련된 AI 편향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술 발전과 인권 보호의 균형이 필요하다. AI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셋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 이를 ‘AI 설명 가능성(Explainable AI)’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현재 많은 AI 시스템은 기업의 영업 비밀이나 기술 보호를 이유로 내부 구조와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편향이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국제 인권 기구와 학계는 AI 윤리 원칙에 소수민족 권리 보호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네스코는 2021년 ‘AI 윤리 권고안’에서 언어 다양성과 문화적 표현 보호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AI 법안(AI Act)’에서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AI 시스템에 대해 엄격한 규제와 사전 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술 개발자가 단순히 성능 향상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과 공정성을 제품 설계의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캐나다, 뉴질랜드, 핀란드 등 일부 국가는 소수민족 공동체와 협력하여 AI 데이터셋을 제작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공동체가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직접 참여하고, 문화적 맥락이 왜곡되지 않도록 감수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방식은 기술이 단순히 ‘대상을 분석’하는 도구가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십 속에서 발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 포용적 인공지능을 위한 미래 전략

      포용적인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자와 기업의 의지에만 의존할 수 없다. 정책, 교육, 공동체 참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정부와 국제기구는 AI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다양성을 확보하는 의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화, 역사적 자료가 적극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교육 분야에서는 AI 편향의 위험성과 데이터 다양성의 중요성을 개발자 양성 과정의 필수 과목으로 포함해야 한다.

      셋째, 소수민족 공동체가 직접 데이터 생산자이자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동체 내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전통 지식을 디지털 아카이브화하여 AI 학습에 제공하거나, 잘못된 문화 재현을 발견했을 때 이를 수정 요청할 수 있는 피드백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참여 구조는 단순히 피해를 방지하는 수준을 넘어, 소수민족이 AI 생태계의 주체로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기술 개발자는 AI가 단순히 효율성과 정확성만을 추구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포용성과 정의를 구현하는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AI가 소수민족을 배제하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재현하는 현실을 바꾸는 일은 단기적인 기술 개선을 넘어선 장기적 사회 혁신이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결국 누구를 위해, 누구와 함께 설계되는가에 달려 있다.

      포용적인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의 다양성과 존엄을 존중하는 새로운 사회 계약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경, 피부색, 언어를 넘어 모든 사람의 평등한 디지털 권리 보장이라는 가치가 자리해야 한다.